행정시스템 혁신으로 예산 감축…부산시와 전략적 제휴 기대

'크립토 성지'로 불리는 두바이에 블록체인 바람이 일고 있다. 바이낸스를 비롯해 FTX, 바이비트, 크립토컴 등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및 크립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이에 뒤질세라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두바이행은 단순히 암호화폐 발행을 위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목적이 아니다. 실질적인 비즈니스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바이가 블록체인 도시로 변신한 것은 두바이 왕실이 차세대 먹거리로 블록체인을 주목하면서부터다. 특히 중국의 막대한 자본이 두바이를 장악하기 시작한 이후 유럽과 북미, 아시아 기업들까지 진출 경쟁을 벌여 왔다. 마치, 2016년을 전후해 외국 블록체인 기업들이 우리나라 진출을 위해 돈을 싸들고 방문하던 그 모습과 꼭 빼닮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두바이행을 서두르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산업을 대하는 두바이의 긍정적인 태도다. 배척으로 일관하는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블록체인 산업을 지원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왔다. 

'블록체인 정부'를 표방한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지난 2018년부터 블록체인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험 수준에서 벗어난 과감한 선택과 결정이 이어졌다. 

이 때문이었을까. 의료정보 및  부동산 등의 문서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행정 시스템의 변화는 매년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시켰다. 두바이 도로교통공단과 보건당국, 경찰 등 27개 정부기관 및 비정부기관 40개 단체가 참여한 '두바이 페이'는 그 효용성을 그대로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세이크 함단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왕세자는 2027년까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업을 현재의 10배 규모로 키워 두바이를 전세계 10대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두바이에 1000여개의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기업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무모하다 싶은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차곡차곡 경험을 쌓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두바이는 블록체인을 비롯해 자체 ICT 기술이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대부분의 기술을 외국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은 정치적 이유로 협력 대상국에서 배제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두바이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대한민국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다가오는 10월에 열리는 두바이정보통신박람회(GITEX)'에 블록체인관을 개설, 운영키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현지 분위기를 감안한 전략적 선택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두바이의 블록체인 정책은 우리나라와 곧잘 비교 된다. 없는 집에 눌러 앉은 객식구 취급을 하던 지난 정부의 정책은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변함 없이 그대로인 듯 하다. 굳게 다짐한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약속은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한국폴리텍대 서울강서캠퍼스와 민간 기업인 에이넥스코리아가 협력해 GITEX에서 해킹방어대회를 연다는 소식이다. 블록체인관에 한국관을 마련하는 한편, 두바이 현지에 ICT 교육센터를 개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이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뜨거운 모래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두바이로 집결하는 전 세계 블록체인 기업들의 발길을 우리나라로 돌릴 수 있는 묘책이 있다면 더 할 나위 없겠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면 두바이 현지 정부와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추진할 수는 없을까?

우리의 기술과 두바이의 풍부한 자금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것을 넘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마침, 부산시에서 부산국제블록체인비즈니스센터(BIBC)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부산-두바이 블록체인 벨트' 구축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블록체인 도시로 깜짝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두바이 정부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우리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을 정책 대안으로 적극 반영했으면 한다. 특히 대국민공약으로 약속했던 디지털산업진흥청의 설립도 하루빨리 구체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하겠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산업부 국장 qkek619@tgs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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